아트광주23 관람객 ‘북적’…호남 최대 미술마켓 위상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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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회화 선구자 강용운 첫 출품김완선 등 연예인 작가 작품 ‘눈길’갤러리 G, 청년작가 완판 의미 더해
‘광주국제아트페어(이하 아트광주23)’가 움츠러든 지역 미술계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호남 최대의 미술마켓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지난 23일 아트광주23이 열린 광주김대중컨벤션센터는 주말을 맞아 국내외 유명 갤러리의 판매작품과 컬렉터들의 소장 작품을 관람하기 위한 관람객들의 발길로 붐볐다.
무엇보다 올해 아트광주23은 국내외 유명 작가들 뿐만 아니라 중견·기성 작가, 지역 출신의 작가, 신진 작가 등 다양한 세대의 작가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게 구성돼 컬렉터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곳은 아트페어 역사상 처음 등장한 추상회화의 선구자 강용운 화백의 작품이다.
에술공간 집 부스에선 강용운 화백의 1944년 작 ‘도시풍경’과 1946년 작 ‘고대(苦待)’, 1947년 작 ‘생명’, 1948년 작 ‘꽃’ 등 1940년대 대표작부터 1980년대 작, 작고하기 직전인 2005년 작까지 총 13점이 내걸려 컬렉터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더불어 고차분·이매리·이인성·정승원·하루.K 등 지역출신으로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대표작까지 내걸려 호남미술의 역량을 여과없이 발휘했다.
서울 갤러리인 아이피샵도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이피샵은 김완선·윤송아 등 연예인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깊은 메시지와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특히 전체 118개 부스 중 가장 큰 규모를 차지, 작가들의 작품을 나열하는 형식이 아닌 하나의 주제가 담긴 전시공간을 선보였다. 이곳에선 연예인 작가와 함께 미술 버라이어티 쇼 KBS ‘노머니 노아트’에 출연했던 황현호·미미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김완선 작가는 기후변화로 인해 녹고 있는 빙하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북극곰을, 윤송아 작가는 낙타 혹처럼 삶의 책임감이자 원동력이 된 여러 관계를 캔버스 위에 담아내는 등 보는이들에게 다양한 메세지를 전달했다.
미술시장의 새로운 변화도 확인할 수 있었다. 청년 작가들과 함께 참여한 갤러리G가 행사 첫날부터 완판을 기록하면다.
갤러리G 참여작가 중 이은서·하유미·허유정 등 전남대학교 미술학부에 재학중인 미술학도들이 생애 첫 아트페어에 참여해 모든 작품을 완판했다.
허정 갤러리G 전시 디렉터는 “역량있는 인재들에게 창작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 주기 위한 이번 시도가 좋은 성과를 내 기쁘다. 지역미술의 발전과 활성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많은 갤러리들도 새로운 시도를 도전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갤러리G 역시 지역미술계 활성화를 위해 역량있는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발굴·지원해야 한다는 철학에 변함없이 활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계 행사로 마련된 해외 갤러리 초청전도 관람객의 발길로 붐볐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소개되면서 미술 애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올해 첫 행사에 참여한 미국 갤러리 ‘패리스 코 화인아트’는 뉴욕을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황란 작가의 작품을 전시장에 내놓았다.
황란 작가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유명한 작가다. 천연 염색한 한지로 만든 ‘한지 단추’를 개발해 고유의 시그니처를 완성한 작가로, 매화·독수리·기와 등 우리에게 친숙한 소재들을 작품에 담아낸다. 이번 전시에선 매화 작품 등을 만나볼 수 있었다.
고수정 패리스 코 화인아트 대표는 “이번 아트광주 참여를 통해 광주를 처음 방문하게 됐다. 외국과 달리 아직 국내에선 그림을 소장하는 문화 자체가 활성화 된 것 같지 않지만 그래도 행사장을 방문한 많은 관객들을 보니 어느정도의 가능성을 엿봤다”면서 “지역 작가 위주의 작품 판매도 좋지만 시장의 확장성을 위해선 보다 많은 해외 갤러리 참여를 통해 외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도 소개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첫 참여 소감을 밝혔다.
이번 행사장에는 자녀와 함께 전시장을 방문한 가족단위 관객도 눈에 띄었다.
세 딸과 함께 아트광주23을 방문한 박자영(48·북구)씨는 “평소 아이들이 그림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미술시장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시켜주기 위해 방문했다”면서 “다양한 작품을 보는 것과 더불어 소장품으로서의 가치를 알려주기 위한 좋은 교육의 장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행사 운영에 대한 개선을 지적하기도 했다. 갤러리 입점과정에서 선별과정을 거치지 않아 작품에 대한 퀄리티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당초 아트광주23 운영위원회는 전문화랑 육성에 힘을 쏟기 위해 올해부터 기존의 작가 직영 부스를 없애고 상업 갤러리만을 선정해 운영키로 했다. 문제는 이러한 운영제도를 역으로 활용, 작가들이 갤러리를 설립해 참여하면서 우후죽순 생겨난 신생갤러리가 대거 등장한 것이다.
서울에서 참여한 한 갤러리 관계자는 “광주 미술시장의 경우 작가와 소비자가 직거래를 한다는 특수한 사례를 가지고 있다. 운영위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선책을 마련했지만 이마저도 좋은 대안책이 되지는 못한 것 같다”면서 “올해 행사에 서울 갤러리 다수가 빠진것은 사실이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화랑 간 수준이나 작품편차가 날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광주국제아트페어는 ‘함께하는 미술시장, 설레는 미술축제’라는 주제로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김대중컨벤션센터 1·2·3관에서 열렸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광주국제아트페어(이하 아트광주23)’가 움츠러든 지역 미술계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호남 최대의 미술마켓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지난 23일 아트광주23이 열린 광주김대중컨벤션센터는 주말을 맞아 국내외 유명 갤러리의 판매작품과 컬렉터들의 소장 작품을 관람하기 위한 관람객들의 발길로 붐볐다.
무엇보다 올해 아트광주23은 국내외 유명 작가들 뿐만 아니라 중견·기성 작가, 지역 출신의 작가, 신진 작가 등 다양한 세대의 작가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게 구성돼 컬렉터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곳은 아트페어 역사상 처음 등장한 추상회화의 선구자 강용운 화백의 작품이다.
에술공간 집 부스에선 강용운 화백의 1944년 작 ‘도시풍경’과 1946년 작 ‘고대(苦待)’, 1947년 작 ‘생명’, 1948년 작 ‘꽃’ 등 1940년대 대표작부터 1980년대 작, 작고하기 직전인 2005년 작까지 총 13점이 내걸려 컬렉터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더불어 고차분·이매리·이인성·정승원·하루.K 등 지역출신으로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대표작까지 내걸려 호남미술의 역량을 여과없이 발휘했다.
서울 갤러리인 아이피샵도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이피샵은 김완선·윤송아 등 연예인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깊은 메시지와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특히 전체 118개 부스 중 가장 큰 규모를 차지, 작가들의 작품을 나열하는 형식이 아닌 하나의 주제가 담긴 전시공간을 선보였다. 이곳에선 연예인 작가와 함께 미술 버라이어티 쇼 KBS ‘노머니 노아트’에 출연했던 황현호·미미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김완선 작가는 기후변화로 인해 녹고 있는 빙하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북극곰을, 윤송아 작가는 낙타 혹처럼 삶의 책임감이자 원동력이 된 여러 관계를 캔버스 위에 담아내는 등 보는이들에게 다양한 메세지를 전달했다.
미술시장의 새로운 변화도 확인할 수 있었다. 청년 작가들과 함께 참여한 갤러리G가 행사 첫날부터 완판을 기록하면다.
갤러리G 참여작가 중 이은서·하유미·허유정 등 전남대학교 미술학부에 재학중인 미술학도들이 생애 첫 아트페어에 참여해 모든 작품을 완판했다.
허정 갤러리G 전시 디렉터는 “역량있는 인재들에게 창작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 주기 위한 이번 시도가 좋은 성과를 내 기쁘다. 지역미술의 발전과 활성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많은 갤러리들도 새로운 시도를 도전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갤러리G 역시 지역미술계 활성화를 위해 역량있는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발굴·지원해야 한다는 철학에 변함없이 활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계 행사로 마련된 해외 갤러리 초청전도 관람객의 발길로 붐볐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소개되면서 미술 애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올해 첫 행사에 참여한 미국 갤러리 ‘패리스 코 화인아트’는 뉴욕을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황란 작가의 작품을 전시장에 내놓았다.
황란 작가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유명한 작가다. 천연 염색한 한지로 만든 ‘한지 단추’를 개발해 고유의 시그니처를 완성한 작가로, 매화·독수리·기와 등 우리에게 친숙한 소재들을 작품에 담아낸다. 이번 전시에선 매화 작품 등을 만나볼 수 있었다.
고수정 패리스 코 화인아트 대표는 “이번 아트광주 참여를 통해 광주를 처음 방문하게 됐다. 외국과 달리 아직 국내에선 그림을 소장하는 문화 자체가 활성화 된 것 같지 않지만 그래도 행사장을 방문한 많은 관객들을 보니 어느정도의 가능성을 엿봤다”면서 “지역 작가 위주의 작품 판매도 좋지만 시장의 확장성을 위해선 보다 많은 해외 갤러리 참여를 통해 외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도 소개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첫 참여 소감을 밝혔다.
이번 행사장에는 자녀와 함께 전시장을 방문한 가족단위 관객도 눈에 띄었다.
세 딸과 함께 아트광주23을 방문한 박자영(48·북구)씨는 “평소 아이들이 그림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미술시장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시켜주기 위해 방문했다”면서 “다양한 작품을 보는 것과 더불어 소장품으로서의 가치를 알려주기 위한 좋은 교육의 장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행사 운영에 대한 개선을 지적하기도 했다. 갤러리 입점과정에서 선별과정을 거치지 않아 작품에 대한 퀄리티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당초 아트광주23 운영위원회는 전문화랑 육성에 힘을 쏟기 위해 올해부터 기존의 작가 직영 부스를 없애고 상업 갤러리만을 선정해 운영키로 했다. 문제는 이러한 운영제도를 역으로 활용, 작가들이 갤러리를 설립해 참여하면서 우후죽순 생겨난 신생갤러리가 대거 등장한 것이다.
서울에서 참여한 한 갤러리 관계자는 “광주 미술시장의 경우 작가와 소비자가 직거래를 한다는 특수한 사례를 가지고 있다. 운영위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선책을 마련했지만 이마저도 좋은 대안책이 되지는 못한 것 같다”면서 “올해 행사에 서울 갤러리 다수가 빠진것은 사실이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화랑 간 수준이나 작품편차가 날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광주국제아트페어는 ‘함께하는 미술시장, 설레는 미술축제’라는 주제로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김대중컨벤션센터 1·2·3관에서 열렸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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